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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법안 법사위 처리 불발

편집인 2023-09-19 09:50:54

금융위원회 요청...18일 법사위에서 다시 논의


기업 대주주 혹은 임원의 주식 매도를 방지하는 ‘내부자 주식거래 사전공시제도’ 법안 관련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처리가 불발됐다. 




김도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국회 법사위는 지난 13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논의했지만, 이날 처리하지 않기로 했다. 

해당 법안이 발의된 것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카카오페이[377300] 임원 8명은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 900억원어치를 블록딜(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경영진이 주식을 대거 처분하기 전날 카카오페이 주가는 20만8500원이지만 경영진 매도 공시 후 카카오페이의 주가는 열흘 동안 10%가 하락했다. 

이른바 ‘카카오페이 먹튀’로 불리는 해당 사건 이후 재발방지를 위해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련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정무위에 계류됐다가 올해 5월 SG 증권발 주가 급락 사태를 맞으면서 법안 처리에 급물살을 탔다. 

주식 폭락 전에 수백억원의 지분을 각각 매도한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김영민 서울가스 회장 사례에 대한 재발방지 차원이다. 이들은 대규모 하한가 사태를 미리 예견하고 주식을 팔아 현금화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8개 종목(삼천리(004690), 서울가스(017390), 대성홀딩스(016710), 세방(004360), 다올투자증권(030210), 하림지주(003380), 다우데이타(032190), 선광(003100))은 지난 4월24일부터 폭락해 나흘 만에 시총 8조원이 증발했고, 일반 투자자들은 손해를 봤다.

이후 금융위는 이용우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에 수정 의견을 내면서 법안 처리를 본격 추진했다.

앞서 정무위는 지난 5월 16일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지난 6월15일 전체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의결한 바 있다.






해당 개정안은 주요 주주(10% 이상 보유) 및 임원이 보유 주식을 3개월에 걸쳐 대량매도(발행 주식의 1% 이상)를 할 경우 증권선물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 미리 대량 매도 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내부자 거래 사전공시제를 둬서 일반 투자자를 보호하고 불공정거래를 막자는 취지다.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던 사전공시 시점은 ‘30일 이상 90일 이내로써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으로 정해졌다. 

현행법에는 상장법인의 주요 주주가 보유 주식을 장내에서 매도(블록딜 포함)할 경우 사전공시 의무가 없다.

이에 따라 주요주주가 보유 주식을 장내에서 대량으로 매도하는 경우 시장 혼란은 물론 일반투자자들이 피해가 야기된다.

최근에는 초전도체 테마주로 꼽혔던 서남[294630] 최대주주였던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코리아는 주가가 급등했을 때 지분 10.09%(225만주)를 전략 장내 매각했다.

어플라이드와 특수관계자인 어플라이드 벤처스는 총 지분을 지난 8월 9일부터 11일까지 주당 6231원~7280원에 처분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법안 처리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여당 의원이 관련 단체에서 해당 법안에 법리적 문제를 제기해 온 만큼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문제점을 처리한 뒤 의결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면서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법안 통과가 불발되고 시행령 개정 작업이 지연되면서 주식 관련 불공정 행위에 대한 제재와 처벌 등 제도 개선이 뒷전으로 밀려난 모습"이라며 "예전에 비해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관련 제도 정비가 시급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