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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 도난당한 보문사 '신중도' 35년 만의 귀향

관리자 2024-11-26 13:17:26

미국 시카고대 미술관 ‘조건 없는 반환’ 모범 사례


경북 예천군 보문사에 봉안돼 있다가 도난당한 뒤 미국 대학 미술관이 소장 중인 불화 '신중도(神衆圖)'가 35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온다.




신중도



21일 대한불교조계종은 지난 19일(현지 시간) 미국 시카고대학교 스마트미술관으로부터 도난 성보인 예천 보문사 신중도를 돌려받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스마트미술관은 도난 성보인 신중도의 조건 없는 반환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신중도는 도난당한 지 약 35년 만에 환지본처(還至本處·본래의 자리로 돌아감)하게 됐다.

신중도는 1767년 혜잠 스님이 그린 불화이다. 화면 좌우에 제석천과 위태천을 크게 배치한 매우 독창적 구성을 보여준다. 우수한 화풍과 구성의 희소성 등에서 가치가 큰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신중도는 보문사 극락보전에 봉안되어 있었으나 역시 혜잠스님이 그린 아미타불회도, 삼장보살도와 함께 1989년 6월 5일 도난당했다. 이후 신중도를 제외한 두 점은 2014년 국내에서 환수돼 보문사로 돌아왔다.

이 중 삼장보살도는 환수 이후 국가지정유산 보물로 지정됐으며 신중도 역시 이에 비슷한 수준의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으로 조계종은 기대하고 있다.

신중도 반환은 조계종이 이 불화가 도난품이라는 것을 미술관 측에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반환을 요청한 끝에 이뤄졌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미국 시카고대 스마트미술관에서 조계종 관계자가 도난 성보인 신중도의 반환을 협의하는 각서를 체결한 뒤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조계종


미술관 측은 신중도를 원래 자리로 되돌려 종교적인 가치를 회복한다는 취지에 공감했으며 국제미술관협의회(ICOM) 윤리 강령 등을 준수한다는 차원에서 조건 없는 선의 반환을 결정했다고 조계종은 전했다.

관계 당국도 협력했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지난해 6월 미국 소재 한국 문화유산 현황을 조사하던 중 시카고 스마트미술관에 도난당한 신중도가 소장돼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하고 종단에 이를 알렸다.

이에 종단은 같은 해 8월 스마트미술관에 신중도가 도난 성보임을 알리고 반환을 요청하는 서신을 발송했다.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공식 로고(출처: ICOM 홈페이지)



스마트미술관은 종단의 서신을 통해 신중도가 도난품임을 인지하였고, 협의 끝에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박물관 윤리 강령 등에 따라 신중도를 소장 목록에서 제외하고, 선의로 반환을 결정했다.

이번 반환 협약이 ICOM의 박물관 윤리 강령에 근거한 조건 없는 반환이라는 점은 큰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