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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캐시카우, 'RMN'은 왜 주목받는가

편집인 2024-10-11 10:39:45
디지털 광고 시장의 변화의 흐름은 광고가 게재되는 미디어를 기준으로 크게 세 번의 물결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물결은 2000년대 초반 구글 애드워즈(Google AdWords)와 함께 부흥한 검색 광고였다. 검색광고란, 검색 엔진에 특정 텍스트를 검색했을 때 노출되는 광고를 말한다.

두 번째 물결은 2010년대 초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중심으로 확산된 소셜미디어 광고이다. 소셜미디어 광고는 페이스북 광고와 같이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하여 노출하는 광고를 말한다.

제3의 물결은 리테일 미디어 광고로, 온라인 쇼핑몰 기업 아마존이 2012년 광고 계열사인 아마존 애즈(Amazon Ads)를 런칭하며 등장했으나, 2020년대에 들어서야 디지털 광고 트렌드로 떠올랐다.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Retail Media Metwork; RMN)는 유통업체가 자체 온라인 플랫폼이나 실제 매장에서 광고 공간을 제공하여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광고 플랫폼이다.





구글, 메타와 격차를 줄이고 있는 아마존


RMN은 온라인 쇼핑몰의 검색 창과 배너 등 단순 광고에서 더 나아가 오프라인 매장의 디지털 사이니지(전광판), 판매시점관리시스템(POS)화면 통합 광고, 맞춤형 광고 등 다양한 채널로 광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유통업체가 보유한 고객의 구매 이력, 검색 데이터 등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맞춤형 광고를 고객에게 노출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아마존과 월마트 등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RMN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했으며,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아마존의 지난해 광고 수익은 470억달러(약 62조원)에 달했다. 

아마존은 방대한 구매·검색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이 관심을 가질 만한 상품 광고를 자체 앱·홈페이지는 물론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인 아마존 뮤직 등에 노출한다. 이를 통해 구글, 페이스북에 이은 미국 3위 광고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로쿠 채널에 노출되는 월마트 광고


미국의 월마트는 2021년 자회사인 ‘월마트 커넥트(Walmart Connect)’를 런칭해 RMN을 판매하고 있다. 

자사의 강점인 4600개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해, 웹사이트는 물론 매장 내 계산대와 디스플레이 화면 등 오프라인 채널에서도 제품 및 브랜드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

더불어 광고 도달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로쿠, 틱톡, 스냅과 파트너십을 맺어 광고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월마트는 올해 2월 스마트TV 제조사이자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 비지오 홀딩스(VIZIO Holding)를 약 23억 달러(약 3조 1000억)에 인수했다.

월마트는 비지오를 인수하면서 스트리밍 서비스인 비지오의 자체 운영체제(OS)인 스마트캐스트를 통해 광고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스마트캐스트는 광고를 포함시켜 무료로 스트리밍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롯데 유통군 RMN추진TF 직원들이 RMN 통합 플랫폼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 제공=롯데쇼핑


이에 국내 유통업계도 아마존·월마트의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자리 잡은 RMN 사업 도전에 나선다. 

롯데쇼핑은 백화점, 마트, 슈퍼, 롯데온, 하이마트, 세븐일레븐 등 사업부별로 흩어져 있는 온라인 쇼핑몰과 오프라인 매장의 리테일 미디어 환경을 통합해 롯데 유통 계열사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초개인화 된 맞춤형 쇼핑 환경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월 평균 2500만명이 방문하는 40여 개 커머스 및 서비스 앱과 전국의 1만5000여 오프라인 매장을 바탕으로 롯데 유통군만의 온·오프라인 RMN 통합 플랫폼을 마련한다.

롯데쇼핑은 RMN 사업 가속화를 위해 지난 달 마케팅테크 및 애드테크(Ad-Tech,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광고하는 것) 솔루션 기업인 미국의 엡실론(Epsilon)과 RMN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양사는 공동으로 시스템 개발을 위해 협력할 계획이다.





이마트 계산대에 있는 디지털 광고판. /신세계그룹 뉴스룸 제공


이마트는 현수막, 배너 등 아날로그 매체가 아닌 디지털 사이니지를 통한 RMN 사업으로 광고 효율을 높이는 등 콘텐츠 다양화를 선보였다.

하루 평균 140만 명이 방문하는 이마트 오프라인 점포에 고객 쇼핑 동선에 맞춰 디지털 사이니지를 배치했고, 이마트 앱과 연계한 광고, 지역과 대상에 따라 다른 콘텐츠를 송출했다.

이마트는 오프라인 점포와 자회사 G마켓의 배너·팝업 등 광고를 통해 연 5000억 원가량의 광고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월마트의 RMN 비즈니스 모델을 벤치마킹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RMN 사업의 통합 및 고도화를 이뤄 브랜드와의 협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성과형 광고를 시작한 올리브영의 리테일 미디어


화장품 1위 유통기업 올리브영도 RMN 사업에 적극적이다. 올리브영은 두 달간 시범 운영을 거쳐 지난달 초 온라인몰에 광고 클릭 수에 따라 비용을 지급하는 성과형 광고(Cost Per Click, CPC) 상품을 새롭게 출시했다.

올리브영은 600만 명에 달하는 앱 월간활성이용자(MAU)와 전국 1300여 개 오프라인 매장, 온라인몰 배너·팝업은 물론 오프라인 매장 내 미디어월과 포스기 화면 등을 매개로 광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쇼핑, 쿠팡 등 e커머스 기업이 주도하던 RMN 사업에 롯데, 이마트, 올리브영 등 온·오프라인 통합 유통사가 줄줄이 뛰어들면서 국내 RMN 시장 규모는 빠르게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