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와 재무 부담에 시달리는 S-OIL(에쓰오일)이 이미 인적성 검사까지 진행된 상반기 신입 공채를 전면 중단했다.
S-OIL이 2025년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 절차를 중단키로 했다. 사진은 S-OIL 충북 대바위주유소 전경.
11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전날 소매영업직 신입사원 공개 모집에 응시한 이들에게 채용 전형을 중단한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에쓰오일은 이메일을 통해 “최근 경제 강국의 자국 우선주의 전환 및 급격한 관세 정책 변화 등 세계 경제질서의 대전환에 따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되고, 당사 사업 실적도 크게 저하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부득이하게 현재 진행 중인 채용 전형을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런 채용 중단으로 피해를 입은 서류 전형 합격 지원자에 대해서는 향후 신입사원 공채 응시때 서류 심사를 생략한다는 방침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응시 및 서류 합격자 인원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회사는 당초 두 자릿수의 채용을 계획했다. 모집 분야는 소매영업 직무로 담당지역의 판매 실적·주문 출하 관리, 신규 주유소 유치, 기존 거래처 유지 관리 등의 업무를 맡는다. 근무 지역은 수도권, 경상권, 충정권, 전라권 등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20일까지 서류접수를 받은 뒤 지난달 4일 인적성 검사를 실시했다. 지원자들은 두 차례 면접을 거쳐 오는 7월부터 입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회사는 글로벌 경기 둔화, 국제 유가 변동성 확대 등 대외 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실적 악화로 이어지면서 채용 절차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에쓰오일은 1분기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수요 부진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해 영업손실 215억원을 기록했다.
에쓰오일의 울산 샤힌 프로젝트 공사 현장.
에쓰오일은 지난 2년간 울산 온산 산단에 대규모 석화 단지를 조성하는 샤힌 프로젝트에 9조 원 넘는 자금을 투입하면서 현금 여력이 크게 저하된 상황이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온산국가산업단지에 대규모 석화 복합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샤힌 프로젝트가 가동되면 연간 320만톤의 석화 제품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에쓰오일은 TC2C(원유를 직접 석유화학 원료로 전환하는 시설), 스팀 크래커(에틸렌 생산시설), 저장 설비 등을 보유하게 된다. 지난 2023년 3월부터 착공했으며 내년 하반기 상업 가동 예정이다.
지원자들은 서류 전형과 인적성 검사를 진행한 상태에서 결과 발표를 기다리다가 갑작스러운 채용 중단 소식을 접했다. 이 과정에서 지원자들과의 미흡한 소통이 두드러지며 회사에 대한 신뢰도 하락을 불러왔다.
에쓰오일은 앞으로 예정된 다른 직군 신입사원 채용 계획도 전면 재검토한다. 하반기 채용 재개 여부는 결정된 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