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산 주류에 50% 관세를 부과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에 맞서 유럽산 주류 제품에 2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나토 사무총장 만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EU가 미국산 증류주에 대한 50% 관세를 즉시 철회하지 않으면,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각국에서 수입되는 와인, 샴페인, 기타 주류 제품에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이 조치는 미국 내 와인 및 샴페인 업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연히 보복할 것”이라며 EU의 관세 조치에 강경 대응할 뜻을 밝혔다. 그는 또 “EU는 전 세계에서 가장 적대적이고 불공정한 세금 및 관세를 부과하는 기관 중 하나"라고 비난했다.
CNN은 13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이번 조치가 미-EU 간 무역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으며, 무역전쟁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CNN에 따르면, 이번 EU의 50% 관세 부과로 미국 주류 업계는 수출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크리스 스웡거 미국 증류주협회(DISCUS) CEO는 “EU의 50% 관세는 미국 증류주 업계의 유럽 수출 회복을 심각하게 저해할 것”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미국의 주류 산업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으로 인해 반복적으로 보복 관세의 타깃이 되어 왔다. 켄터키와 테네시 등 트럼프 지지층이 많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버번·위스키가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조치에 대응해 켄터키산 버번에 관세를 부과한 바 있으며, 일부 캐나다 소매업체들은 미국산 주류 제품을 아예 매장에서 철수시키기도 했다.
CNN은 트럼프가 4월 2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추가 보복 관세를 예고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무역전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지만, 그는 여전히 EU를 비롯한 여러 국가에 대한 관세 조치를 철회할 뜻이 없음을 시사하고 있다.
EU의 추가 관세 조치는 4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이에 따라 미국과 EU 간의 무역 협상이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CNN은 미국과 EU의 보복 조치가 반복될 경우, 무역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 조치가 주류 시장뿐만 아니라 전체 무역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양측 정부가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할지, 끝없는 보복전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에 대해 미국인 다수가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날 CNN이 공개한 여론조사(지난 6~9일 성인 1206명 대상, 오차범위 ±3.3%포인트)에서 관세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1%로 지지한다는 응답(39%)보다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