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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훈민정음 해례본'과 보물 '미인도'의 화려한 외출

편집인 2024-07-15 10:22:57
국보 70호 훈민정음해례본과 보물 1973호 신윤복 '미인도' 등 간송미술관의 대표 국가문화유산 98점이 오는 9월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전시를 위해 서울 밖 외출에 나섰다.

대구시는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에서 국보와 보물 등 전시 출품 예정 유물 98점을 2일 경찰청(서울경찰청, 고속도로 순찰대, 대구경찰청 등)의 호송 협조로 비밀리에 안전하게 이송했다고 5일 밝혔다.





국보 70호 훈민정음해례본. 간송미술관


대구 수성구 대구간송미술관으로 호송된 문화유산에는 훈민정음해례본을 비롯해 국보 68호 청자상감운학문매병, 보물 1973호 신윤복의 미인도 등 98점이 포함됐다.

대구간송미술관은 보존 처리와 전시 준비 작업을 거쳐 오는 9월 개관과 동시에 관람객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문화유산 이송은 1938년 간송미술관 설립 이래 최대 규모다.

특히 훈민정음해례본은 1971년 첫 공개 이후 50년 넘게 서울 전시만 진행하다 처음 다른 도시로 이동한 것으로,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전을 위해 첫 외출에 나선다.

이번에 대구에서 첫선을 보이는 훈민정음해례본은 1940년 간송 전형필 선생(1906-1962)이 국문학자 김태준, 제자 이용준이 안동에서 취득한 것을 구입한 뒤 일제의 감시를 피해 해방 전까지 공개하지 않다가 1971년 10월 간송미술관 개관 후 대중과 처음 만났다.

전형필 선생이 당시 1만 1천 원, 기와집 10채 가격에 구입한 후 한국 전쟁이 발발했을 때도 피난길에 가장 먼저 챙겨 몸에 지니고 다니며 베개 밑에 두고 잠을 잘 정도로 애지중지하며 보존한 유산이다.





미인도 앞에서의 간송 @간송미술문화재단 공식 블로그





<미인도>는 우리나라의 미인도 중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 비교적 최근인 2018년에 보물로 지정되었다. 당시 사회상으로 비추어볼 때 미인도의 모델은 기생이자 그가 사랑하는 여인으로 추정된다.

그림 왼편에 적힌 "화가의 가슴속에 춘정이 가득하니(盤薄胸中萬化春ㆍ반박흉중만화춘), 붓 끝으로 겉모습과 함께 속마음까지 그려냈네(筆端能言物傳神ㆍ필단능언물전신)"의 제화시로 신윤복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미인도' 역시 일본으로 유출됐던 것을 1930년대 전형필 선생이 일본 오사카의 한 고미술상으로부터 사들였다.

백범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에서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고 이야기했다. 오늘날 우리는 간송의 노력으로 문화의 힘을 세울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대구 간송미술관 전경


총사업비 446억원을 투입해 2022년 착공, 지난 4월 준공된 대구간송미술관은 연면적 8000㎡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6개 전시 공간을 갖추고 있다. 

대구간송미술관은 개관전에 선보이는 국보·보물급 유물 다수가 습기에 취약한 지류 유물이므로 개관 준비에 다소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철저한 사전 점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개관전시는 9월 3일부터 12월 1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