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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수출의 함정 ... 폴란드 정부, 1차 12조원·2차 24조원 금융지원 요청

편집인 2024-01-22 14:31:00

수출입은행 자본금 한도 15조→35조 상향
2월 임시국회서 개정 불발시 수출 계약 무산


폴란드는 2022년 7월 한국항공우주산업의 FA-50 전투기 48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672문, 현대로템의 K2 전차 980대를 도입하기로 하고 기본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2022년 8월 총 124억달러(약 17조원) 규모의 1차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무기 수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계약 무기류는 K-2전차 180대(4조4992억원), K-9 자주포 212문(3조2038억원), FA-50 경공격기 48대(4조2080억원), 천무 다연장로켓 약 5조원 등 총 17조원이다. 

이 가운데 12조원에 대한 폴란드의 수출 금융 지원 요청이 있었고, 현재 1차 사업은 양산·납품이 진행되고 있다.

폴란드와의 방산 계약 이후 한국의 방산 수출액이 2021년 약 72억5000만달러(약 9조5100억원)에서 2022년 약 170억달러(약 22조3000억원)로 증가했다. 





2023년 3월 폴란드 그드니아 항구에 도착한 K-2 전차 [현대로템 제공]


2차 계약은 약 30조원 규모로 지난해 상반기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폴란드 정부는 2차 무기 수출 대금 30조원 가운데 80% 수준인 24조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1차 사업 금융지원을 담당했던 한국수출입은행(수은)의 신용공여 한도 제한으로 2차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면서 계약이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통상 방산, 사회간접자본(SOC) 등 대형 프로젝트는 정부 간 계약(G2G) 성격이 짙고 수출 규모가 커서 수출국에서 정책 금융·보증·보험을 지원하는 것이 관례다. 



https://youtu.be/1-ytyIcf118


현행 수은법상 특정 개인·법인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를 자기자본(15조원)의 40%(6조 원)로 제한하고 있다. 

수은은 1차 사업에서 6조원가량의 신용공여를 제공했기 때문에 이 한도를 대부분 소진한 상태다.

여야 의원들은 수은의 자본금 한도를 확대하거나 대출 한도를 늘려 폴란드 방산 2차 계약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수은법 개정안을 여러 건 발의했다.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에서 열린 ‘폴란드 수출형 FA-50 1호기 출고식’에서 FA-50GF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 제공=KAI


법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이미 한도가 꽉 찬 수은을 통한 수출금융 지원은 어려워졌고, 결국 정부와 시중은행들이 나서서 '신디케이트론'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신디케이티드론은 여러 금융기관이 차관단(신디케이트)을 구성해 공통 조건으로 일정 금액을 융자하는 일종의 집단 대출을 말한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2차 계약에는 '2024년 6월까지 금융계약을 체결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그러나 폴란드 측은 정부 기관 대출보다 고금리 등의 이유로 아직 금융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리·보증에서 유리한 한국 정부의 수출금융 지원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와 전문가들은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법안 심사가 뒷전으로 밀리면서 21대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수은법 개정안이 폐지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4·10 총선 일정을 감안하면 2월 임시국회가 2차 계약 성사 데드라인으로 보고 있다”며 "국회가 개정안 심사에 적극적으로 속도를 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추후 폴란드가 경제 악화 상황에 놓일 경우, 정부가 지급보증한 금액은 국민의 혈세로 메워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국제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 앤드푸어스(S&P)는 폴란드에  대한 국가신용평가등급을 'A-'로 평가하고 있는데 한국(AA)에 비해 4단계 아래다. 

이러한 문제는 과거 노태우 정권 당시 구 소련에 막대한 차관을 제공하고 소련 연방이 붕괴됨으로써 상환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 소련제 무기로 대물 변제한 전례가 있다.

특히 폴란드는 완제품 수입이 아니라 폴란드 현지생산 라이선스 권한을 원한다.

즉 폴란드는 동유럽권 내에서 방산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것으로 결국 폴란드가 한국 무기의 유럽 수출 교두보가 아니라 유럽 시장 내 수출 경쟁국이 될 것이란 점도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