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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결자금 받은 이란, 한국에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환차손 9300억 보상 요구

관리자 2023-09-25 14:09:58

동결자금 받은 이란, 이자까지 요구…정부, 사실상 거부


미국 제재하에 수년 동안 국내 은행에 동결됐던 이란 원유 수출 대금이 최근 해제됐지만 이란 정부는 원금 손실 배상을 위해 법적 공방을 이어갈 전망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란 타스님통신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이란 정부가 동결 손실에 관한 보상을 청구하기 위해 법적 절차를 계속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최종건(앞줄 가운데) 외교부 1차관과 알리 바게리카니 이란 외교차관. 외교부 제공


최근 미국이 자국민 석방 대가로 한국에 묶여 있는 이란 자금을 돌려주기로 결정하면서, 우리은행과 IBK 기업은행 등 2곳에 묶여있던 60억달러(약 7조9000억원)의 이란 원유 수출 대금이 카타르 은행 계좌로 이전됐다.

그러나 이란은 받을 돈이 더 남았다는 입장이다. "수년간의 동결로 막대한 금융 손실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모하마드레자 파르진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70억 달러 상당의 이란 자금은 한국 시중은행에 수년간 무이자 형태로 묶여 있었다"며

"자금이 10억 달러(약 1조3267억원)가량 감소한 것은 달러당 원화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해제된 자금은 스위스와 독일 계좌에서 유로화로 환전된 후 카타르 내 계좌로 이체, 이란 중앙은행으로 송금됐다.

이란 정부는 이에 이의를 제기하고 한국 정부를 상대로 발생한 손실에 대한 보상을 받기 위해 법적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동결 자금 이전 관련해서 모든 세부사항들은 이란을 포함해 유관국들이 합의를 바탕으로 사전에 이뤄진 것"이라며

"추가 손실 보전 등은 국가 간 합의 취지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이란의 요구에 응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 2010년부터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이란 중앙은행(CBI) 명의의 원화 계좌를 개설해두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에 수출한 원유 대금을 받아왔다. 

하지만 2018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이란 핵 개발을 이유로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 계획)를 탈퇴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5년 이란 핵활동을 제한하는 대신 제재를 해제키로 핵합의를 했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JCPOA를 탈퇴했고 이란에 대한 경제·금융제재에 나서면서 한국 내 계좌들까지 2019년 5월 동결된 것이다.

이 동결자금 문제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동결자금 해제를 이란 핵협상에 연계했는데 이 핵협상이 난항을 거듭해 왔기 때문이다.

이런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재개된 건 지난해 12월부터다. 오만 등의 중재로 양국 간 수감자 석방, 핵시설 등에 관한 협상이 시작됐고 동결자금 해제 협상도 진전됐다. 

지난달 카타르의 중재 아래 상대국이 구금 중인 자국민을 각각 석방하는 대가로 우리나라 은행 계좌의 이란 자금 동결을 해제하는 데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