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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진·최윤만 두 일가 '고려아연' 지분 확보 경쟁...승자는?

편집인 2023-09-19 09:54:00

고려아연, 영풍그룹계열 분리 가시화


세계 최대 비철금속 제련 기업인 고려아연[010130]을 놓고 창업주 집안 간 지분 확보 경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고려아연의 창업주는 고(故) 장병희, 고(故) 최기호다.

최윤범 고려아연 부회장 등 최씨 일가가 고려아연을 중심으로 한 비철금속 계열사를 이끌고 있고, 영풍그룹을 비롯한 전자 계열사는 장형진 영풍 회장 등 장씨 일가가 맡고 있다.

최근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측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각자 치열하게 고려아연 지분 확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 회장과 특수관계인들은 이달 들어 고려아연 주식 1만5286주(0.08%)를 매입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16.03%로 소폭 상승했고 여기에 최 회장 측 우호 주주인 한화그룹(8.08%) LG화학(1.97%) 한국타이어(0.78%) 등을 합하면 최 회장 측 지분율은 28.62%에 이른다.

최 회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장 회장 측 지분율은 △장 회장과 특수관계인 5.12% △(주)영풍 26.11% △에이치씨 등 관계사 1.99%를 더해 33.22%다.

최 회장은 지난해 취임한 이후 재계 총수 간 네트워크를 통해 한화그룹과 LG화학 등을 우호 주주로 확보하고 나섰다.

장 회장 측은 최 회장 측의 우군 확보에 대응해 올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고려아연 주식 총 19만9959주(에이치씨 12만8890주, 씨케이 6만9981주, 장세욱 부회장 600주, 영풍전자 288주, 시그네틱스 200주 등)를 매입하며, 지분율 격차를 벌리려고 했다.

지분 확보를 위해 총 1000억 원가량을 투입한 셈이다. 현재 최윤범 회장 측과 장형진 고문 측의 지분율은 최씨 일가 측 28.62%, 장씨 일가 측 33.22%다.

양측이 이처럼 치열한 지분 매수 경쟁을 벌인 가운데 장 회장 측이 최 회장 측을 4.6%포인트 앞선 상황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30일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가 공동 투자해 설립한 해외 법인인 HMG글로벌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5%(104만5430주)를 확보한다고 밝혔다.

HMG글로벌은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그룹 신사업과 미래 전략에 투자할 목적으로 설립한 미국 현지법인이다. 전체 유상증자 규모는 5272억원이며, 10월 6일 완료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의 고려아연 제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로 장 회장 측 지분은 33.22%에서 31.26%로 , 최 회장 측 지분은 28.62%에서 27.41%로 줄었다.

다음달 6일 현대차그룹 신주가 상장하면 최 회장 측 지분율은 32.41%(27.41%+5%)로 장 회장 측 지분율 31.26%를 소폭 앞지르게 된다.





최윤범(왼쪽)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각 사 제공


2년여 전 장씨 일가 지분율이 최씨 일가 지분율을 10%포인트 이상 앞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음달 지분율 역전은 장 회장 측에 상당한 충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이 현대차 투자를 유치하고 최근 지분을 매집하는 것은 고려아연을 독자경영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최 회장 취임 이후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양사의 대립은 극에 달한 것이다. 다만 영풍입장에서는 그룹 매출의 70% 이상을 담당하는 고려아연의 독립을 원치 않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에 따르면 계열분리시 특수관계인의 주식보유 비중을 상호 3% 미만(상장사 기준)으로 낮추고 겸임 임원이나 채무관계 등도 정리해애 하기 때문에 양 일가의 합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영풍에서 고려아연의 독립을 원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당장의 분리를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의 영풍 독립은 이미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고려아연은 영풍으로부터 최대한 빨리 독립하기 위해 지분 확보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