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으로 인해 스포츠 산업이 막대한 손실을 겪고 있다. 스포츠 중계가 OTT 플랫폼으로 확장되면서 불법 스포츠 스트리밍 문제도 불거지고 있어서다.
올해 9월 세계 최대 불법 스포츠 스트리밍 네트워크인 ‘스트림이스트(Streameast)’가 폐쇄됐다. 스트림이스트는 지난 1년만 무려 16억 회 이상의 방문자가 찾은 세계 최대 불법 라이브 스포츠 스트리밍 조직이었다.
글러벌 시장조사기관 엠페어 애널리시스가 2025년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영국 스포츠 팬의 48%가 월 1회 이상 라이브 이벤트를 불법으로 시청하며, 미국은 69%, 브라질은 72%로 나타났다. 중국과 인도 등 시장에서는 84% 이상의 스포츠 팬이 월 1회 이상 불법 스트리밍을 이용하고 있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 이슈 브리프 2025-10-3’호를 통해 이같은 불법 스포츠 스트리밍 문제를 꼬집었다.
보고서에는 “소비자들은 비용 부담, 이용 편의성, 주요 대회를 시청하기 위해 여러 구독 서비스에 가입해야 하는 불편함을 이유로 불법 대안을 찾고 있다”며 “불법 복제의 윤리적·법적 문제를 인식하는 팬들조차 불법 스트림이 가장 간단한 시청 방법이라고 여겨 계속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실제 스포츠 산업에서 불법 스포츠 스트리밍으로 인한 피해를 보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스페인 프로축구 리그 라리가(LaLiga)는 불법 스트리밍으로 인해 연간 6~7억 유로(한화 약 9960억 원 ~1조 1619억 원)의 손실을 겪고 있다고 추정했다. 인터내셔널 매니지먼트 그룹(International Management Group, IMG)의 회장 아담 켈리(Adam Kelly)도 불법 복제가 권리료 기반 투자 수익률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한 바 있다고도 전했다.
보고서는 “불법 스트리밍으로 인한 수익 손실은 스포츠 산업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방송권 가치가 하락하면서 연맹, 리그, 이벤트, 클럽이 스포츠와 콘텐츠 제작에 재투자할 수 있는 자금이 감소하고, 특히 1군 팀 수익에 의존하는 클럽, 선수 및 2군 팀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스포츠산업의 피해를 막이 위해서는 콘텐츠 보호 기술이 필요하다고 첨언했다. 보고서는 “포괄적인 보호 솔루션을 도입하는 데 높은 초기 비용이 들어 예산이 제한된 소규모 제작자나 조직은 접근이 어렵다”며 “또한 기존 시스템에 새로운 보호 기술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기술적 복잡성도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불법 복제 기술이 계속 진화하면서 보호 기술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돼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AI 기반 위협 탐지, 블록체인 기반 권리 관리, 통합 보호 플랫폼 등 여러 기술을 결합한 보호 체계가 스포츠 산업의 지속가능한 디지털 생태계를 위한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OTT 플랫폼과 스포츠 산업도 불법 스포츠 스트리밍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국프로야구(티빙)는 물론 한국프로농구(티빙), K리그(쿠팡플레이)가 모두 OTT 플랫폼에서 스트리밍되고 있어서다. 스포츠 중계를 즐기기 위해서는 OTT 구독료를 지급해야 상황이다.
2025년 신한 SOL뱅크 KBO리그의 최종 관중 수는 1231만 2519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커져가는 스포츠산업의 발목을 OTT 플랫폼이 잡는 꼴이 되지 않으려면,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운영에 대한 단속 강화와 스포츠 산업의 디지털 생태계 보호가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