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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 '네이팜탄 소녀 사진'… 원작자 논란

관리자 2025-05-27 11:02:53

세계보도사진재단 "닉 우트 이름 표기 중단"


베트남 전쟁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린 ‘네이팜탄 소녀 사진’(원제 전쟁의 공포)을 실제로 누가 촬영했는지를 두고 뒤늦게 논란이 일고 있다.





1972년 6월8일, 네이팜탄이 투하되자 공포에 휩싸인 아이들이 도망치는 가운데 옷이 불타버린 9살 소녀 판티 킴푹(가운데)이 보인다. 이 사진은 전쟁의 참상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AP연합뉴스



이 사진은 1972년 6월 8일 촬영됐다.

북베트남군과 월남군 간에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던 남부 짱방지역의 한 마을에 네이팜탄이 날아든 순간, 한 소녀가 공포에 질린 채 옷가지를 벗어 던지고 마을 밖으로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모습이 사진에 담겼다.

전쟁의 공포를 사진에 담아 전 세계에 전달한 사람은 당시 AP통신 베트남 사이공(현 호찌민) 지국 소속의 사진기자 우트로 알려져 있었다. 우트는 이 사진으로 이듬해 세계보도사진재단(WPP)의 ‘올해의 사진상’과 퓰리처상을 거머쥐었다.

논란은 지난 1월 선댄스 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더 스트링어(The Stringer·통신원)’가 공개되며 시작됐다. 우트의 운전사이자 NBC 소속 통신원인 응우옌 타인 응에라는 인물이 이 사진을 촬영했다는 주장을 다뤘다. 

우트를 태우고 사진 속 현장에 갔던 응에가 이 사진을 찍어 20달러를 받고 AP통신에 팔았다는 것이다. 

당시 AP통신은 자사 소속이 아니라는 이유로 응에가 아닌 우트의 이름으로 사진을 발행했다고 다큐멘터리는 주장한다.

이 주장을 받아들인 WPP가 자체적으로 검증에 나섰고, “위치, 거리, 당시 사용된 카메라의 특성 등을 분석한 결과 응우옌 타인 응에 등이 닉 우트보다 분석 대상 사진을 찍기에 더 좋은 위치에 있었다”고 결론지었다. 





'네이팜탄 소녀' 사진의 주인공과 기존 촬영자로 알려진 닉 우트. /AP 연합뉴스



이에 따라 WPP는 '1973년 올해의 사진상 자격은 유지하되, 저작자 표기에 대해서는 “정확성, 신뢰성, 다양성이라는 가치에 따라 표기 보류 조치를 내린다”고 밝혔다. 앞으로 결정적 증거가 나오지 않는 한 저자 미확인으로 표기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AP통신은 두 차례 자체 조사 결과 “닉 우트가 사진을 찍었을 가능성이 있다. 응우옌이 찍었다는 결정적 증거는 없다”며 저작자 표기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우트는 AP에 “고통이 매우 크고 힘들다”는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