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약탈로 고국을 떠난 후 647년 만에 돌아온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이 오는 10일 일본으로 돌아간다.
647년 만에 온 고려 불상 금동관세음보살좌상.
대한불교조계종 부석사는 4일 “신도와 시민 등이 직접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을 만날 수 있는 친견법회가 부처님오신날인 5일 마무리된다. 오는 10일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을 떠나 보내는 이운법회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석사는 지난 1월24일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이 제자리로 왔다는 것을 부처님께 알리는 고불식을 하고, 이튿날인 1월25일부터 신도·시민 등이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을 직접 볼 수 있는 ‘친견법회’를 100일 동안 진행했다. 법회에는 전국에서 4만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의 운명은 그야말로 기구하다. 1951년 일본 간논지(관음사) 주지가 발견한 복장 유물에서 ‘천력삼년, 고려국 서주 부석사 당주 관음결연문’이라는 기록이 나왔다.
불상 결연문에는 ‘1330년경 서주(충남 서산의 고려시대 명칭)에 있는 사찰에 봉안하려고 이 불상을 제작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높이 50.5㎝, 무게 38.62㎏인데, 일본은 1973년 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 학계는 1352~1381년께 충남 서산 일대에 침략한 왜구가 약탈해 일본으로 가져간 것으로 추정한다.
2012년 문화재 도굴범인 김모(74) 씨에 의해 국내로 돌아왔다. 일본은 이에 대해 문화재를 도난했다며 반환을 요구했고, 결국 법적 다툼이 진행됐다.
하지만 법적 다툼 끝에, 지난 2023년 10월26일 대법원은 불상 소유권이 일본 사찰이라고 판단했다. 이로 인해 불상은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게 됐다.
부석사 측은 불상이 왜구에게 약탈당한 사실과 11년에 걸친 소유권 분쟁 끝에 일본으로 돌아가는 과정 등을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다.
또한, 불상의 복제품 2점을 만들어 하나는 연구용으로, 다른 하나는 처음 만들어졌을 때처럼 금동을 입혀 봉안하기 위해 3차원 스캔 협조를 일본 측에 요청했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석사 금동관세음보살좌상 미니어처 판매 프로젝트
한편 문화유산회복재단은 금동관세음보살 좌상 미니어처 판매 수익금을 해외 반출 문화재 환수 기금으로 활용하기 위한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문화유산회복재단은 다음 달 24일 충남 아산시 음봉면에서 환수문화유산 기념박물관을 개관한다. 박물관에서는 재단이 그동안 미국 등에서 기증받은 문화재 400여점이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