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서울신문STV

 

서울STV에서 주최하는 행사를 안내해드립니다.

>

트럼프, 수입차 25% 관세…한국 車업계 ‘직격탄’

편집인 2025-03-31 12:37:4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 조치는 한국시간 기준 4월 3일 오후 1시 1분부터 시행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자동차 생산 확대를 강조하며, 미국에 공장이 없는 업체는 "이제 공장을 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포드, GM, 스텔란티스 등 주요 미국 자동차 기업들과 사전에 협의한 사실도 밝혔다.

이번 조치는 엔진과 변속기, 파워트레인 등 자동차 핵심 부품에도 적용된다. 다만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는 관보에 공시되는 날로 하되 5월3일 이전이라고 밝혀 자동차 관세보다 한 달 정도 늦게 적용될 전망이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충족하는 캐나다·멕시코산 부품은 일정 기간 면제된다.

이번 발표 이후 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주요 자동차업체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4~7% 하락했고, 도요타·혼다·BMW 등 해외 제조사들도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제조업 회복과 일자리 확대를 기대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미국 내 차량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미국에서는 차량 1대당 평균 3,500달러에서 최대 12,000달러까지 생산비가 상승할 수 있다는 추정도 나왔다.

2024년 미국에서 판매된 1,600만여 대의 차량의 절반은 수입산이며, 멕시코에서 생산된 250만 대, 캐나다산 110만 대가 미국 시장에 공급됐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미국산 부품을 각각 358억 달러, 284억 달러어치 수입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국가의 생산 차질은 미국 내 부품공장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업계에서는 북미 전체 생산량의 약 30%에 해당하는 하루 2만 대 규모의 생산 차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4월 2일 추가적인 관세 조치를 예고한 가운데, 무역 파트너국들의 대응 여부가 주목된다.

캐나다는 “USMCA 위반”이라며 보복 관세를 검토 중이며, 일본과 한국도 긴급 대응에 나섰다. EU는 독일 산업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대응을 유보하고 있으며, 영국과 중국은 대응 자제를 시사했다.

특히 한국은 대미 자동차 수출 의존도가 높아, 현대차그룹과 한국GM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 약화 및 공급망 재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24년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 규모는 347억 4400만 달러(약 51조 원)로, 전체 자동차 수출액의 절반에 가까운 49.1%를 차지했다. 수출 대수 기준으로는 현대차·기아가 약 97만 대, 한국GM이 약 41만 대를 미국에 수출했다.

한국GM의 경우 수출 물량의 85%가 미국 시장을 향하고 있어, 타격이 더 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은 GM의 한국 생산 거점 유지에도 부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

현대차 그룹은 미국 내 생산 확대를 통해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전략에 나섰다.

정의선 회장은 최근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조지아주 서배너에 위치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공장인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의 연간 생산 규모를 기존 30만 대에서 50만 대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공장(36만 대)과 기아의 조지아 웨스트포인트 공장(34만 대)까지 합하면, 미국 내 연간 생산 능력은 총 120만 대에 이르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완성차 판매 중 자국 생산 비중은 최대 7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나머지 30%는 여전히 한국 등 해외 공장에서 수입되는 차량이어서, 관세 부과를 피하기 어렵다.

정부도 업계와 협력해 대응에 나섰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로 우리 자동차 기업들의 대미 수출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정부는 업계와 긴밀히 공조해 대응방안을 강구해나가는 한편, 관계부처와 함께 자동차 산업 비상대책을 4월 중 마련·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