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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형 휴대폰 '충격' 메모...비상계엄 명분 '전쟁 유도' 사실이었다

편집인 2025-11-17 11:42:07

평양·핵시설 2개소·김정은휴양소 등 타겟팅
계엄 사전 준비 의혹..' ㅈㅌㅅㅂ'→'ㅌㅅㅂ' 한정


12·3 비상계엄 두달전 우리 군이 평양에 투입한 무인기가 추락해 북한과 긴장감이 고조되었다.

비상계엄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북의 도발을 유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윤 전 대통령은 내란 특검 조사에서 정상적인 작전이었다고 주장했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내란특검팀 박지영 특검보가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특검 사무실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북한 평양에 무인기를 보내 북한의 공격을 유도했다는 의혹을 수사해왔다. 

사건 수사 결과 특검팀은 지난 10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을 형법상 외환죄(外患罪) 중 이적 혐의로 기소하며, 여 전 사령관이 지난해 10~11월 작성한 휴대전화 메모 일부를 공개했다. 

메모에는 이들이 비상계엄 선포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북한과의 군사적 긴장을 높여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으로 삼으려 했다는 정황이 다수 담겨 있다.

지난해 10월 18일 작성한 메모에는 "불안정한 상황에서 단기간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우를 찾아 공략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 불안정 상황을 만들거나 또는 만들어진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내용이 적혔다.

특히 "(북한의) 체면이 손상되어 반드시 대응할 수밖에 없는 타켓팅"이 필요하다며 △평양 △핵시설 2개소 △삼지연 등 우상화 본거지 △원산 외국인 관광지 △김정은 휴양소 등을 언급했다.

여 전 사령관은 그러면서 "최종상태는 저강도 드론분쟁의 일상화(정찰 및 전단작전, 그러나 영공침범시 물리적 격추)"라며 상시적인 남북간 군사긴장 상태를 조성해야 한다는 취지로 적었다.





지난해 10월 18일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본인 휴대폰에 작성한 메모.


10월23일 메모에는 "풍선, 드론, 사이버, 테러, 국지포격, 격침 등", "적의 전략적 무력시위 시 이를 군사적 명분화할 수 있을까"라는 내용이 담겼다. 

10월 27일에는 정치인 체포조 가동과 관련한 메모가 작성됐다. 여 전 사령관은 "포고령 위반 최우선 검거 및 압수수색", "휴대폰, 사무실, 자택주소 확인", "행정망, 경찰망, 건강보험 등"이라고 적었다.

특히 비상계엄 선포를 한 달가량 앞둔 작년 11월 5일에는 지상작전사령관과 특수전사령관, 수도방위사령관, 방첩사령관이 모여 계엄 관련 논의를 진행한 정황이 담긴 메모가 작성됐다.

이번 계엄 사태에 이들 4개 사령부의 병력 1500여명이 투입됐다. 이들 사령관 4명은 지난해부터 계엄을 사전에 준비한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여 전 사령관은 4명을 축약해 'ㅈㅌㅅㅂ'이라고 지칭하며 "ㅈㅌㅅㅂ의 공통된 의견임, 4인은 각오하고 있음, 적 행동이 먼저임. 전시 또는 경찰력으로 통제불가 상황이 와야 함, 호기를 잡도록, 오판하지 않도록 직언드림"이라고 기록했다.

여 전 사령관은 같은 메모에서 "적의 여건을 조성하고, 인내하면서 당장의 위협을 완화하고, 결정적인 호기를 기다려야 한다"며 "회합은 'ㅌㅅㅂ'으로 한정"이라고 썼다.

강호필 전 지작사령관이 계엄에 반대하는 뜻을 보여 작전에서 제외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11월 9일자 메모에는 '이재명·조국·한동훈·정청래·김민석·우원식·이학영·박찬대·김민웅·양경수·최재영·김어준·양정천·조해주' 등 이름을 적었다. 비상계엄 당시 방첩사가 체포를 시도했다고 알려진 인물들이다.

내란특검팀은 김용현 전 장관이 작전을 총괄하고 이승오 합동참모본부(합참) 작전본부장을 통해 지시를 하달받은 김용대 전 드론작전사령관이 작전을 수행하는 등 공모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작전을 최종 승인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 김 전 사령관이 용산에 가서 이른바 'V(대통령) 보고서'를 직접 보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